도서의 소개

 파이를 연구해온 수학자들의 눈물겨운 연구 역사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어떻게 원주율 π를 계산했는가

π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를 비춰주는, 작지만 기묘한 거울에 비유할 수 있다. 약 2,300년 동안이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방법으로 π 값을 발견한 아르키메데스의 이야기에서부터 악마의 수라 비난했던 중세 주교들의 이야기, 이미 4,000년 전에 이집트인이 사용한 π값을 1931년에 책으로 출판하면서 위대한 발견을 이룩하였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던 클리블랜드의 어떤 사업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인류 역사를 관통하며 펼쳐졌던 원주율 π에 관한 수많은 사건과 일화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2300여 년 전부터 그토록 수많은 사람이 파이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코 반복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복잡한 형태로 전개되는 ‘파이의 불규칙한 패턴’ 때문이라는데, 그 불규칙함 때문에 21세기 컴퓨터의 계산능력을 테스트하는 척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도대체 ‘원둘레와 지름의 비’라는 간단한 정의가 왜 그처럼 복잡한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일까?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 오늘도 수학자들은 파이를 연구한다. 학교 수업시간에 파이가 가진 매력은 배우지 못한 채 3.14라는 숫자로만 외운 이 땅의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

참고로 아인슈타인의 생일이 3월 14일이다.


이 책은 수학책이 아니다. 그리고 이 책은 역사책도 아니다. 수학에 관한 책이면서 역사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을 접하면서 조선시대의 양반을 풍자하면서도 놀이판의 흥을 잃지 않는 탈춤판의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베크만 박사의 박학다식하면서 애써 점잔을 빼지 않는 인간미를 보았기 때문이리라. 이 책에서 그는 방대한 자료를 무기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종횡무진하는 활약상을 보여주었다. 잘난 체하던 철학자나 수학자들을 자신이 꾸며 놓은 탈춤판에 끌어들여 한바탕 탈춤을 추게 만들거나, 세계사의 한 획을 그었던 로마라는 거대한 제국을 아무리 애를 써도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지옥의 불구덩이로 내쫓아 버리기도 하며, 하느님과 대화를 나눈다고 거드름을 피우며 인간을 무시하던 중세의 기독교인들을 가차 없이 난도질하며 화형에 처하기도 하였다. 그것도 작은 하나의 숫자 π를 가지고 말이다.
- 역자 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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