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더 젊을 때 ‘공부’라는 것을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원에 들어간 것이 1999년 3월이었습니다. 해를 헤아리며 살지 않다보니 몰랐는데 어느 날 문득 스무 해가 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누가 저보고 그 동안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았는지 물어서 생각해 보니 낱낱이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참 바쁘게 살았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밤잠을 설쳐가며 자료를 찾아 읽고 나름대로 찾아낸 문제를 가지고 논문을 써서 학술지에 싣기도 했고, 모자란 배움을 채우고자 대학원을 하나 더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언제 무슨 글을 썼는지 생각해 보니 얼른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2010년에 그 동안 해 온 배움의 열매를 모아 묶은 『국어과 교육 평가』를 낸 뒤에도 또 열 해가 흘렀습니다. 그 뒤에도 ‘국어(과) 교육’이라는 벼름소(주제)를 가지고 많은 생각을 하고 또 그것들을 글로 썼습니다. 하나하나를 따로 떼어 놓고 보면 그렇게 값어치 있는 글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국어(과) 교육이 좀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쓴 글들이기 때문에 국어과 교육과정과 이어지고 좀 더 잘게 나누면 더 나은 국어과 교수 학습 방법을 찾고자 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국어과 교육과정 또는 국어과 교수 학습 방법에 관심 있는 그 누군가에게 앞서 이런 생각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것을 보다 쉽게 알려주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바뀌고 있는 국어과 교육 환경에 발맞춘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좀 더 효과적인 국어과 교수학습 방법을 찾는 일에 작은 밑거름이라도 된다면 저로서는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국어과 교육과정 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2부에서는 초등 국어과 교육과정 문법 영역 교수·학습 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국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꼼꼼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 수준의 국어과 교육과정이 마련되는 국어과 교육과정 한살이가 제자리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프트웨어(SW) 교육과 에이아이(AI)를 활용한 국어과 교수․학습 방안에 대한 연구가 이어져 보다 나은 국어 교육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2021년 2월, 지은이

이창수